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우수상인 인터뷰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우수상인인터뷰 15 - 에이셉피자 (1)
03.02.2022
3542 03.02.2022

2015년부터 이어진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은 이제 많은 시민들이 즐기는 서울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푸드트럭, 핸드메이드로 이루어진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참여 상단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주역이다.

트럭, 노점에서 창업의 꿈을 이루기까지,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했던 상단들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글 도깨비기자

 

 에이셉피자 첫 번째 이야기 

서울밤도깨비야시장 파일

에이셉피자 : 이재철 대표

 

피자는 언제부턴가 가볍게 주문해 먹기 망설여지는 외식 품목으로 여겨진다.

유명 브랜드 피자들의 가격이 가벼운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에이셉피자는 고가와 저가 피자 사이의 가격과 고가 브랜드에 필적하는 맛으로

가성비에 예민한 소비자를 사로잡았고, 본점 성공을 바탕으로 가맹점 확대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에이셉피자

ㆍ종목 / 대표 상품: 푸드트럭 / 피자

ㆍ서울밤도깨비야시장 참여 기간: 2018~2019

ㆍ본점 주소: 서울 동대문구 장한로92 1층 (장안동)

 

대표가 말하는 창업 성공 포인트

1. 확실한 맛과 콘셉트

1인 피자, 미국식 펍, 높은 가성비 등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다시 찾게 만드는 특징과 경쟁력이 필요하다.

2. 사장의 미덕은 근면성실

매장은 휴무일 없이 운영하고 있고, 쉴새없이 일해 왔다.

사장이 근면성실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기가 힘든 일이다.

3. 빠른 서비스, 배달 시스템

피자를 따뜻할 때 맛있게 드실 수 있도록 빠르게 조리하고,

직접 배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1. 콘셉트와 가격경쟁력이 확실한 1인 피자

 

푸드트럭 시작 전에 요식업 경험이 있었나?

피자집에서 일했다. 어려서부터 아르바이트로 홀서빙 경험을 많이 했고 그 전에는 의류매장에서 판매직을 했다. 서비스업에 계속 종사해온 셈이다. 힙합 문화, 외국문화를 좋아해서 이 취향을 살릴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이 뭐가 있을까 구상하면서 피자를 떠올렸다. 친구와 함께 창업하려고 조각피자를 먹으러 이태원에 갔었는데 이게 나와 잘 맞겠다고 생각했다. 메뉴를 정하고 나서 피자집 주방에서도 일을 배웠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한 계기는?

창업에 필요한 정보들을 찾느라 인터넷을 검색하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을 알게 됐고 2018년과 2019년 두 시즌 동안 참여했다.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 가장 큰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서울시가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이기도 하고 나 같은 창업초보자에게 도움될 것이 많겠다고 생각해서 지원했다.

 

피자집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서 메뉴 개발은 수월했을 것 같다.

피자집에서 일할 때부터 메뉴 고민을 하고 틈틈이 만들어봤기 때문에 개발하는 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다. 처음에는 대여섯 종의 메뉴로 시작했다. 가장 기본적인 피자라고 생각하는 치즈피자, 페퍼로니피자, 하와이안피자, 베이컨포테이토피자, 쉬림프피자 등이었다. 사이드 메뉴로 감자튀김이나 치킨텐더 같은 메뉴를 했다. 처음에는 고르곤졸라도 있었다. 일부러 다양한 메뉴를 개발했는데 만들고 판매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서 줄여나갔다.

 

어떤 메뉴들을 줄였고, 기준은 무엇이었나?

실제로 영업할 때는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기가 쉽지 않았다. 피자는 빨리 내야 하는 음식이고 매출과 수익을 생각하면 회전률이 중요한데 메뉴가 많으면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이것저것 하다 보니 브랜드의 특징이 없어보인다는 문제도 있었다. 미국문화, 힙합문화와 최대한 어울리는 메뉴들로 고르면서 이탈리안 피자인 고르곤졸라 같은 메뉴를 제외시켰다. 처음에는 화덕피자로 시작했는데 2019년부터는 미국식 오븐피자로 변경했다. 그러면서 콘셉트가 점점 확실해졌다.

 

1인 피자라는 콘셉트와 가격도 매력적이었다. 가격은 처음부터 저렴하게 설정했나?

1인 피자라는 개념이 희박한 상황에서 시도했다. 1인 피자를 우리가 처음 개발한 건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에 알리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지금보다 작은 사이즈였는데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 크기를 키웠다.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좋은 가격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치즈피자가 6500원, 가장 비싼 새우피자가 9500원 정도였다. 

 

매출과 수익은 어땠나?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는 장사가 잘 됐는데 주말에만 열리다 보니 그 매출에 만족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여력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평일에 다른 시장이나 행사에서도 영업을 했다. 지자체나 아파트주민들이 여는 알뜰장도 다니고 길거리 장사도 해봤다. 돌아다니면서 다른 푸드트럭 사장님들을 알게 돼서 페스티벌 같은 시장도 소개받았다.

 

푸드트럭 운영에 어려움은 없었나?

피자 푸드트럭, 닭강정 푸드트럭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봤다. 동선도 중요하고 쉽게 일하면서 회전률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더라. 푸드트럭에서 일을 배우고 내 트럭까지 운영하다 보니 요령이 점점 쌓였다. 효율적으로 일하는 시스템이 갖춰지고 안정되니 나중에는 오히려 손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전률을 높이는 시스템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품목마다 다를텐데 우리는 피자 도우를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현장에서 최대한 많이 조리하는 게 원칙이었지만 나중에는 도우를 공장에 의뢰해 반조리된 상태로 받아다 썼다. 도우의 재료와 크기 등 내가 원하는 레시피, 사양대로 주문해서 생산했다. 지금은 매장이니까 도우도 직접 만들어 쓴다.

 

여러 명이 일했을텐데 업무는 어떻게 구분했나?

소스 바르기, 토핑, 커팅과 포장, 주문접수와 결제를 각각 나눠 맡았다. 사이드 메뉴인 튀김 등을 담당하는 친구도 있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부터 손발 맞춰 일했던 친구들이 지금도 함께하고 있다. 매장을 낸 후 추가로 고용한 친구들도 있고. 본점에는 정직원 두 명, 아르바이트까지 10~12명 정도 근무한다. 파트타임 근무, 주말 근무 형태가 많고 배달 담당 직원이 늘어서 그렇다.

 

배달을 대행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하나?

피자는 배달 이슈가 많아서 그렇다. 대행업체도 피자 배달을 꺼리는 편이다. 피자는 부피가 커서 배달하기 불편한데다 따뜻하게 나가는 음식이라 한쪽으로 쏠릴 때가 많다. 손님 불만이 엄청 자주 발생하는 음식이 피자다. 그 불만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직접 직원을 두고 배달하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대행업체에 맡기는 경우도 있지만 직접 배달하는 곳이 더 많을 것이다.

 

브랜드를 만든 과정도 궁금하다. 에이셉피자의 의미는?

두 가지 의미다. 하나는 아시는대로 As Soon As Possible, 가능한 한 빨리라는 뜻이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는 특히나 음식을 빨리 내고 회전률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5분 안에 피자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뜻으로 정했다. 다른 하나는 Always Strive And Prosper, 항상 고민하고 분투해서 번영하자는 뜻에서 ASAP로 정했다. 좋아하는 해외 뮤지션 중에 ASAP MMOP이 있는데 그들이 쓰는 의미를 가져왔다. 디자인은 스트리트 컬쳐, 힙합 문화에 예전부터 관심이 많아서 좋아하는 걸 표현하려고 했다. 스트리트 컬쳐의 감성으로 굿즈도 만들어 판매하고 있고 애초에 푸드트럭이나 매장 인테리어도 직접 했다.

 

트레일러 형태의 푸드트럭이라 굉장히 튀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

트레일러를 사용하는 푸드트럭은 한국에 두 대 밖에 없는 것으로 안다. 처음부터 확실히 이목을 끌었다. 콘셉트가 확실하고 멋있다는 첫인상을 심어주기도 좋았던 것 같다. 트럭처럼 운전석 공간이 없으니 조리 등 활동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일하는 입장에선 좋았다. 다른 업체에서 많이들 부러워 했다. 트럭과 달리 견인차를 사용해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운영유지비는 더 든다고 봐야 한다. 이전에 트레일러업체에서 일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업체에 의뢰해서 제작했다.

 

매장을 내면서 트레일러는 처분했는지?

지금도 유지하면서 운영하고 있다. 케이터링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자주 나가지는 못하지만 연예인 서포트, 촬영장 케이터링을 하거나 봉사를 다니기도 한다. 트레일러는 운전이 어려워서 누구한테 맡기지 않고 내가 직접 운영한다.